2006년 03월 25일
'이화'의 이미지란...


[관련기사]
http://photo.media.daum.net/group1/general/200603/16/yonhap/v12052454.html
http://photo.media.daum.net/group1/affair/200603/23/nocut/v121341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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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저 개인에 대해 잘 모르시겠지요.
제가 이화여대 학생이라고 했을 때 받은 느낌과,
서강대 학생이라고 했을 때 받은 느낌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솔직히 말합니다. 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이대를 싫어했습니다.
부모님이 돈 잘 버는 잘나신 부잣집 영양들만 가는 곳인 줄로 알았습니다.
고3 1학기, 수시 원서를 넣었다가 떨어졌을 때
'그래, 그런 학교 가봤자 뭐 하겠나' 싶어서 쳐다보지 않았던 학교였습니다.
지구과학교육과가 있는 대학은 정말 소수였기 때문에
낮은 성적으로는 선택폭이 좁아서 어쩔 수 없이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인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이화 안에서 3년째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저는 알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갖고 있던 이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화 '밖'에서 떠드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를
바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주워담았던 결과라는 것을.
* * *
학생들이 명품백만 들고 다니고 화려하게 옷을 입는다고요?
명품 들고 다니는 사람들, 있습니다. 비싼 옷 쫙쫙 빼입기 좋아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아마 그들 중에는 맹목적으로 명품에 환장하고 브랜드에 목숨 거는 그런 사람도 물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이화여대생이 그러던가요? 다른 대학에는 그런 학생이 없나요?
여기에는 검소하게 입고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다만 덜 화려해서 눈에 띄지 않는 것뿐.
거짓이라고 느껴진다면 산 증인이 여기 있으니 어디 확인하러 와 보십쇼.
전체를 대변해주지 못하는, 이화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닌 이유로
어째서 모든 이화인이 욕을 먹어야 하나요?
공부는 안 하고 항상 놀기 좋아한다고요?
천만에요. 잘 알지도 못하고 자기 주변에서 본 소수의 예를 확대해석해서 떠드는 사람의 소립니다.
여느 대학과 다름없이 늘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는 학생들 많습니다.
학교의 아주 세심한 배.려. 덕택으로 정말 피터지게 공부해야 쥐꼬리만큼의 장학금을 얻을 수 있기에 더더욱.
단대 top을 해야 전액, 상위 2% 안에 들어야 등록금의 1/2, 상위 6% 안에 들어야 등록금의 1/4을 지원받습니다.
평점 4.3 만점에 3.75를 넘는다고 해도 나오는 건 고작 '교재비' 명목의 30만원이고요.
다른 대학도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이대도 철저한 상대평가를 하기 때문에,
'거저 먹는' 점수 따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하늘을 찌르는 등록금의 발치에 미칠까말까한 30만원 장학금만 내내 타오다가
이번 학기에 평점 4.2를 맞고 상위 2% 장학금을 한번 타봤습니다.
그런데 저와 똑같이 사범대 2학년 상위 2%에 든 학생들 성적을 보니
다들 4.3, 4.27, 좀 낮다 싶으면 4.24 등등, 제 성적으로는 명함도 못 내밀겠더군요.
상대평가 때문에 좋은 성적을 따기도 어려운 판에
거의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턱턱 받아버리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는 소립니다.
전체를 대변해주지 못하는, 이화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닌 이유로
어째서 모든 이화인이 욕을 먹어야 하나요?
학생들이 돈 많은 부르주아라서 싫다고요?
그렇다면 이상하네요. 제 주위의 사람들은 그렇게 돈이 많은데도
왜 과외며 아르바이트며 교내 인턴십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까요?
장학제도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주는 복지 장학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가계의 곤란한 정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록금 전액, 2/3, 1/3 지원을 받습니다.
저희 집은 극도로 빈곤하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이화를 욕하는 그네들 생각처럼 생활이 넉넉한 편도 결코 아닙니다.
IMF 이야기로 한창 시끄러웠을 무렵, 저는 중학교 3학년생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명예퇴직 당하셨습니다.
담임 선생님 앞에서 꾹꾹 울음을 참아가며 이야기해서 보충학습비를 내지 않았습니다.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니기 위해 지망 고등학교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공부에 대해서는 관대하신 부모님이라
비록 등록금이 비싼 사립학교지만 저는 이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하나 있는 남동생도 서울의 어느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집 아버님들이 버젓한 직장에서 벌어오는 한 달 월급에 못 미치는 수입으로
우리 네 가족이 먹고 살고 사립대 두 곳의 등록금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저는 형편이 그나마 되는 사람들이 받는 1/3 장학금을 탑니다.
어느 과사무실 조교 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로 기구한 사연을 지닌 어려운 학생들도 많더군요.
그래서 언제나 생각합니다. '이화 안에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도 훨씬 많구나, 힘내자'하고.
물론 주변에 의사 딸, 교수 딸이라는 친구들도 몇몇 보았습니다.
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 형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들은 훨씬 많고요. 그래서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대가 아닌 서강대를 다닐 때도 늘 주변에는 생활이 여유로운 친구들이 있어 그저 부럽기만 했습니다.
전체를 대변해주지 못하는, 이화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닌 이유로
어째서 모든 이화인이 욕을 먹어야 하나요?
여태까지 이화 출신 선배들이 한 언동들을 생각하면
'이화'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고요?
그렇다면 아예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 출신교를 전부 조사해서 그 학교들도 미워하시지요.
유독 '이화'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의 심리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 선배라는 사람들이 ①현재 ②'이화'라는 틀 안에서 그랬답디까?
자신들이 한 일도 아닌 것 때문에
어째서 모든 이화인이 욕을 먹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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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고 다른 대학생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성적 때문에 고민하고, 비싼 등록금에 좌절하고, 취업 준비 고시 준비로 고단하고...
누구나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대학생'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요.
그런데도 '이화'의 이야기만 나오면 무조건적으로 입에서 침을 튀기며
이화여대생들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독설, 욕설들을 퍼붓는 사람들을 보면
이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쌰아아아아아앙-!
님들하, 남들 하는 말만 들으며 판단하지 말고
자기 모터에 기름칠을 하자.
그리고 전혀 엉뚱하게
대학 서열이랑 여권 운운하는 리플들 뭐니?
제발 개념 좀 탑재하3.
# by | 2006/03/25 07:48 | †守辰사랑의 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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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분들은 개념을 어디 물말아 드신 듯해서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