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1일
Are You Alice? ~Drink Me~ 6
CAST
앨리스 : 사쿠라이 타카히로(櫻井孝宏)
미친 모자 장수 : 히라타 히로아키(平田廣明)
체셔 고양이 : 이노우에 카즈히코(井上和彦)
흰 토끼 : 모리쿠보 쇼타로(森久保祥太郞)
잠꾸러기 쥐 : 후지와라 케이지(藤原啓治)
하트 여왕 : 오오카와 토오루(大川透)
앨리스 (한 가지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나에게 추억을 준 사람의 이름. 그 가녀린 손은 항상 내 손을 잡고 이곳저곳으로 날 데려다주었다. 난 여왕에게 한 가지 거짓말을 했어. 나는 내 의지로 이 나라에 왔다. 그러니까 아마 난 앨리스가 아닐 거다. 앨리스는 내 이름이 아냐. 그렇다면 대체 나는...누구지?)
흰 토끼 여어, 눈을 뜨셨는가? 앨리스.
앨리스 사람 잘못 봤어.
흰 토끼 알아. 너는 가짜야. 내가 데려온 앨리스가 아니니까.
앨리스 흰 토끼냐?
흰 토끼 그래, 그래. 처음 뵙겠습니다, 였지? 가짜 앨리스. 부서진 장난감의 나라에 어서 와요. 넌 뭘 부쉈으면 좋겠어?
앨리스 너.
흰 토끼 아하하하! 좋았어! 냥이가 맘에 들어할 성격인걸? 아, 그 녀석 일은 용서해 줘. 내 부탁이었어, 널 여기로 데려다 달라고. 알다시피 내 집을 알고 있는 건 냥이뿐이라서 달리 부탁할 사람이 없었어. 사실 되~게 싫었는데, 빚을 지면 귀찮거든. 성격도 그 모양이고, 되로 빌려도 말로 안 갚으면 토라진단 말씀이야. 주인이 잘못 가르친 게 아닐까 해. 그런 점에서 하트 여왕의 멍멍이는 최고지. 나한테 그런 애완동물이 있었으면~ ...얘기 들어?
앨리스 아니. ...쿨럭쿨럭! 몸소 마중 나와 주셔서 영광이군요. 토하고 싶을 정도야.
흰 토끼 아...헤헹, 여긴 미련이 다니는 길목이거든. 너한텐 조금 괴롭겠다. 네 집처럼 편하게 있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어. 얘기 진행해도 될까?
앨리스 이런 곳에 초대해놓고 얘기할 나부랭이가 있었던가? 가짜라도 나한테는 널 죽일 능력이 있어.
흰 토끼 응. 내가 만든 룰이니까 틀림없을걸? 스스로 인정했으니까 넌 앨리스야. 아, 아니면 네 성의를 봐서 더 벌벌 떨어주는 게 죽일 맛이 좀 날까?
앨리스 마음대로 해.
흰 토끼 그래? 그럼 전부 다 생략. 내가 이름을 붙여주지 못한 인간은 네가 세번째야. 그런 인간은 솔직히 별로 환영하고 싶지 않아. 처리도 귀찮고 제멋대로 움직여버리면...재수없으니까.
앨리스 윽...
흰 토끼 그런 인간은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음...어려운 말로 해보자면...'불온분자'였던가? 성가신 일은 전부 여왕한테 떠넘겨버렸지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더라고. 보통은 그냥 놔두겠지만 넌 특별.
앨리스는 꿈속까지 날 죽이러 와줄 거지? 그 총으로, 손도 발도 머리도 심장도 그 무엇도, 저항할 수 없도록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날 쏴줄 거지? 진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면.
앨리스 어느 미친 앨리스가 그러냐...! [달려간다]
흰 토끼 흥, 도망쳐도 소용없는데 번거롭게 만들긴.
* * *
앨리스 (하아, 이제 그만 좀 해. 싫다고! 아픈 것도, 괴로운 것도,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것도!)
* * *
체셔 고양이 앨리스는 결국 어른의 장난감. 그렇게 앨리스가 소중하다면 빨리 죽여주는 게 좋았다. 앨리스가 지금부터 맛볼 아픔도 공포도 넌 전부 알고 있잖아?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해야 해? 미친 모자 장수님.
* * *
모자 장수 아니 잠깐만, 나는!
잠꾸러기 쥐 어디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모자 장수 자네, 난 여왕의 배신자다. 네 손으로 날 죽여. 목적을 잊지 마, 모자 장수. 여왕의 명령이 있으면 적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이 쏴버리는 일. 그 간단한 일을 왜 지금은 못하는 거지? 그래서야 쥐는커녕 미련조차 쏠 수 있겠어?
모자 장수 ...알았다. '눈물의 연못'의 미련에는 그런 뜻이 숨어 있었던 거군.
잠꾸러기 쥐 미련? 무슨 소리야? 그건 아무 능력도 없는 평범한 새야. 말을 배우게 하는 데 고생 깨나 했지만.
모자 장수 뭐라고?
잠꾸러기 쥐 모자 장수. 난 배신자다. 흰 토끼와 계약한 동료를 찾아내는 일도 못하게 돼 버렸어. 네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모자 장수 ...
잠꾸러기 쥐 코커스 경주의 룰은 달리기 시작하면 다시는 멈춰설 수 없다는 것. 상대를 죽이든가 자기가 죽든가. 할 일은 계속 달리는 것뿐. 오로지 목적 하나만을 위해서. 그 새, 제대로 말하던가?
모자 장수 아, 방향성은 대충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잠꾸러기 쥐 그거 다행이군.
모자 장수 후우...오늘은 지지리도 재수없는 날이구만. 나도, 그 녀석도. 이별의 명소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어.
[철컥]
잠꾸러기 쥐 이제야 할 마음이 들었나.
모자 장수 그래. 네 덕분에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 고양이에게 부탁을 하면 죽을 만큼 시덥잖은 일이 생긴다는 거 말야. 그 녀석이 기다린다.
미안하다, 잠꾸러기 쥐. 널 죽이겠다.
[총성]
잠꾸러기 쥐 하하...왜 사과하는 거냐, 모자 장수. 소중한 건 잘 쓰는 손에 들어야 한다고 내게 가르쳐준 게 자네 아닌가? 앨리스를 지키기 위한 왼손 총으론 날 죽일 수 없...윽...!
모자 장수 미안하다고 했던 건 거짓말을 하나 했기 때문이야. 내가 흰 토끼에게 부여받은 진짜 룰은, 오른손 총으로 여왕 명령에 거역한 인간 그리고 왼손 총으로 '앨리스가 적이라고 인정한 인간'을 쏠 수 있다는 거야.
잠꾸러기 쥐 뭐...라고...?
모자 장수 이 게임은 복잡한 룰이 너무 많은 게 탈이야. 본인 관련 룰을 기억하는 게 고작이니 말이지.
잠꾸러기 쥐 하...하하...정말 여전하구만. 그러면 역시 사과할 필요가 없겠어. 피차일반이네.
모자 장수 잘 가라, 잠꾸러기 쥐. 흰 토끼를 죽이기 위한 게임은 애들 놀이일 뿐이야. 룰도 무기도 널 죽이는 일도,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지. 앨리스와 함께 나라에서 나간다.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
잠꾸러기 쥐 하하...그 말을 듣고 싶었던 거다.
앨리스 (모르겠어, 나는 왜 도망치고 있는 거지? 흰 토끼를 죽여야 돼. 흰 토끼는 앨리스밖에 죽일 수 없고 난 앨리스잖아. 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죽일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죽이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나밖에 죽일 수 없다며? 그러니까 내가 도망칠 필요는 쥐뿔만큼도 없다는 걸, 나는 앨리스에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앨리스는...내가 아니냐고!)
뭐지? 길이 사라졌어. 제길, 막다른 길인가!
흰 토끼 정확하게는 꿈의 종착점이야. 네 꿈의.
앨리스 그랬군. 어쩐지 짧더라 했어.
흰 토끼 넌 앨리스가 아니야. 꿈의 끝은 금방 찾아온다. 훗, 흰 토끼에게 쫓겨다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니, 들어본 적 없지? 체엣! 애초에 네가 고양이의 농담을 받아치면서 앨리스라고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끝났을 거야! 다음에 여왕님께 룰을 신청해야 되겠어. 더 이상 가짜 앨리스가 늘지 않도록! 그리고~
[총성]
앨리스 헹, 시간 없다면서 말은 되게 길구나? 빈틈 투성이야.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앨리스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어.
흰 토끼 ...아파.
[바람 소리]
흰 토끼 뭐야, 쏠 수 있었잖아? 하하핫! 하지만.
앨리스 으아아아악!
흰 토끼 유감이네. 단숨에 형세 역전이다.
넌 미련에게 아주 사랑받는 것 같아. 그치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여서 그런 건 아니야. 네 안에 목적의 파편이라도 하나 없기 때문이지. 마음을 잃어버린 빈 그릇. 미련은 그걸 노리고 있을 뿐이야.
앨리스 목...적...
* * *
체셔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주민은 모두 목적이 없지.)
앨리스 (웃기시네. 나한테도 목적은 있어.)
잠꾸러기 쥐 (너라면 의외로 간단히 찾아낼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나라의 출구라는 거.)
앨리스 (그건 정말로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인가?)
하트 여왕 (그렇다. 우리에겐 너의 힘이 필요해,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모자 장수 (네가 앨리스니까 그렇겠지.)
앨리스 (내가 찾고 있는 것이 여기에는 있을까?)
* * *
흰 토끼 쓸데없는 저항,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포기하고 이제 ... 죽어.
앨리스 죽으라고...? 지금 장난하냐, 토깽이! 초식동물 주제에 나한테 명령하지 마!
흰 토끼 아직도 저항하시겠다고? 말이 안 통하네, 진짜.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니까!
앨리스 시끄러! 그러니까 네 맘대로 정하지 말라고! 나는, 이런 곳에서 못 죽어!
흰 토끼 흥! 꿈도 목적도 없으면서 살아 있어 뭐 하게? 네 꿈은 이미 끝났어. 이해 못할 정도로 어린 애는 아니지? 총알은, 흥, 앞으로 한 발이로군? 그걸로 뭘 어쩔 건데?
앨리스 널 쏠 거다.
흰 토끼 하, 하하! 근사해. 그래도 그건 목적이 아닌걸?
앨리스 알아. 하지만 꿈도 목적도 없으니까 난 아직 죽을 수가 없단 말이다. 그리고 빨리 여기를 빠져 나가서 기다려줘야 할 사람이 있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이제 도망 안 칠 테니 안심해라. 흰 토끼, 나는 널 죽일 거다.
흰 토끼 그걸로 됐어, 앨리스.
앨리스 아앗, 뭐지?
흰 토끼 미련이 사라진다. 원래 세계로 가는 거지. 훗, 설마 이런 형태로 찾아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매리 앤, 드디어 네 쇠사슬을 벗겨줄지도 모를 앨리스를 찾았어.
앨리스 매리 앤?
흰 토끼 그녀의 성장을 막았던 시술은 완벽했어. 연명, 재생, 모든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능력. 날 죽이는 능력...매리 앤과 함께 살려면 그 수밖에 방법이 없어. 어른이 되면 같이 살아갈 수가 없어...
앨리스 (뭐야,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거야...? 아니, 난 이 녀석을 알고 있다. 매리 앤이라는 이름이 아냐.)
...누나...
* * *
하트 여왕 수고했다, 모자 장수.
모자 장수 폐하의 명령이었으니까요.
하트 여왕 그런가? 그렇다면 나의 명령대로 그는 죽었나?
모자 장수 예에...아마도.
하트 여왕 난 애매한 대답을 싫어하는데 말이지. 금방 치료를 시키겠다. 잭, 부탁하네. 넌 앨리스의 곁으로 돌아가줘라.
모자 장수 여왕 폐하?
하트 여왕 그도 일찍이는 나의 우수한 부하였으니까. 그리고 아직 시키고 싶은 일이 남았다. 앨리스에게는 네가 필요해, 모자 장수.
모자 장수 명령으로 하시는 게 아닙니까?
하트 여왕 내가 명령을 안 하면 넌 앨리스를 구하러 안 갈 테냐?
모자 장수 ...가보겠습니다.
[나가는 소리]
하트 여왕 잠꾸러기 쥐, 이게 자네의 목적이었나? 날 죽이는 게 아니라 모자 장수 손에 죽는 것.
잠꾸러기 쥐 그렇지. 난 녀석의 총에 맞아 죽었지만 어째선지 아직 죽지 않았어. 이게 사실이고 충분하다.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네 도움을 받는 건 친히 사양한다.
하트 여왕 날 슬프게 하지 마라. 자네도 예전에는 우수한 내 부하였잖나. 허나 걱정하지 말게. 죽일 거다. 자네에겐 할 일이 아직 남았어. 모자 장수에게 죽는다는 중대한 일 말이야. 그리고 유감이지만 모자 장수와 내 계약을 끊는다는 네 목적은 달성되지 못하고 끝나겠지. 훗.
잠꾸러기 쥐 어떻게 되든 나머지는 저 녀석의 마음에 달렸어. 흐아아암, 그래도 뭐, [철컥] 이걸로 조용히 잠들 수 있게 됐군.
하트 여왕 이 자식, 대체 무슨 짓을?! 그만둬!
[총성]
* * *
앨리스 (아니야...내가 전부 빼앗았다. 꿈도 목적도 모든 걸.)
왜...왜 누나가 이런 곳에 있는 거야? 누나는 죽었어, 10년 전에! 내가!
흰 토끼 매리 앤은 이상한 나라의 주민. 바깥의 추한 공기에 닿지 않도록 꿈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잠자는 숲의 앨리스. 그러니까 앨리스! 그 총으로 나도 죽여! 이제 시간이 없다고! 난 매리 앤과 함께 영원히 잠들 거야! 그게 내 꿈, 내 목적! 하지만...이상해! 아무도 날 죽이러 오지 않아! 멍청한 룰에 붙잡혀서 아무도 날 죽이지 못했어!
앨리스 잠깐만...흰 토끼를 죽이기 위한 게임도 룰도, 다 네가 정한 거잖아?
흰 토끼 맞아, 앨리스. 나는 앨리스 손에 죽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걸! 매리 앤과 같이 있으려면...
앨리스 너...대체 누구야!
흰 토끼 에? 누구? 이상한 거 묻지 마! 계속 함께 있었는데 잊어버렸니? 계속...함께였잖아...? 나랑 매리 앤은...
모자 장수 앨리스!
흰 토끼 모자 장수는 늘 방해만 해! 뭐, 좋아.
잘 들어, 앨리스! 네가 이 나라에 필요한, 내가 기다리고 있던 앨리스라면 다음 번에야말로 날 죽이러 와라.
앨리스 야, 기다려! 내 이름을 알고 있지? 대답해! 내 이름은 뭐지?
모자 장수 앨리스, 일어나.
앨리스 (앨리스? 누구야, 그건? 앨리스는 내 이름이 아니야. 아니라구. 이 나라에 흘러들어온 앨리스는, 이 나라에 필요한 앨리스는...앨리스는...)
앨리스, 앨리스, 대답을 해...누나...!
모자 장수 누나?
앨리스 (누군가 대답할 맘이 있다면 가르쳐줘. 어딘가에 두고 온, 잊어버리고 온, 놓고 온...내 이름은 뭐야? 난 대체...누구야?)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으아아아아아아!
* * *
Are You Alice? ~Drink Me~ 7 [完]
앨리스 : 사쿠라이 타카히로(櫻井孝宏)
미친 모자 장수 : 히라타 히로아키(平田廣明)
체셔 고양이 : 이노우에 카즈히코(井上和彦)
흰 토끼 : 모리쿠보 쇼타로(森久保祥太郞)
잠꾸러기 쥐 : 후지와라 케이지(藤原啓治)
하트 여왕 : 오오카와 토오루(大川透)
6 Reason Why I Die - アリスは所詮大人の玩具
(내가 죽는 이유 - 앨리스는 결국 어른의 장난감)
(내가 죽는 이유 - 앨리스는 결국 어른의 장난감)
앨리스 (한 가지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나에게 추억을 준 사람의 이름. 그 가녀린 손은 항상 내 손을 잡고 이곳저곳으로 날 데려다주었다. 난 여왕에게 한 가지 거짓말을 했어. 나는 내 의지로 이 나라에 왔다. 그러니까 아마 난 앨리스가 아닐 거다. 앨리스는 내 이름이 아냐. 그렇다면 대체 나는...누구지?)
흰 토끼 여어, 눈을 뜨셨는가? 앨리스.
앨리스 사람 잘못 봤어.
흰 토끼 알아. 너는 가짜야. 내가 데려온 앨리스가 아니니까.
앨리스 흰 토끼냐?
흰 토끼 그래, 그래. 처음 뵙겠습니다, 였지? 가짜 앨리스. 부서진 장난감의 나라에 어서 와요. 넌 뭘 부쉈으면 좋겠어?
앨리스 너.
흰 토끼 아하하하! 좋았어! 냥이가 맘에 들어할 성격인걸? 아, 그 녀석 일은 용서해 줘. 내 부탁이었어, 널 여기로 데려다 달라고. 알다시피 내 집을 알고 있는 건 냥이뿐이라서 달리 부탁할 사람이 없었어. 사실 되~게 싫었는데, 빚을 지면 귀찮거든. 성격도 그 모양이고, 되로 빌려도 말로 안 갚으면 토라진단 말씀이야. 주인이 잘못 가르친 게 아닐까 해. 그런 점에서 하트 여왕의 멍멍이는 최고지. 나한테 그런 애완동물이 있었으면~ ...얘기 들어?
앨리스 아니. ...쿨럭쿨럭! 몸소 마중 나와 주셔서 영광이군요. 토하고 싶을 정도야.
흰 토끼 아...헤헹, 여긴 미련이 다니는 길목이거든. 너한텐 조금 괴롭겠다. 네 집처럼 편하게 있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어. 얘기 진행해도 될까?
앨리스 이런 곳에 초대해놓고 얘기할 나부랭이가 있었던가? 가짜라도 나한테는 널 죽일 능력이 있어.
흰 토끼 응. 내가 만든 룰이니까 틀림없을걸? 스스로 인정했으니까 넌 앨리스야. 아, 아니면 네 성의를 봐서 더 벌벌 떨어주는 게 죽일 맛이 좀 날까?
앨리스 마음대로 해.
흰 토끼 그래? 그럼 전부 다 생략. 내가 이름을 붙여주지 못한 인간은 네가 세번째야. 그런 인간은 솔직히 별로 환영하고 싶지 않아. 처리도 귀찮고 제멋대로 움직여버리면...재수없으니까.
앨리스 윽...
흰 토끼 그런 인간은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음...어려운 말로 해보자면...'불온분자'였던가? 성가신 일은 전부 여왕한테 떠넘겨버렸지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더라고. 보통은 그냥 놔두겠지만 넌 특별.
앨리스는 꿈속까지 날 죽이러 와줄 거지? 그 총으로, 손도 발도 머리도 심장도 그 무엇도, 저항할 수 없도록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날 쏴줄 거지? 진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면.
앨리스 어느 미친 앨리스가 그러냐...! [달려간다]
흰 토끼 흥, 도망쳐도 소용없는데 번거롭게 만들긴.
* * *
앨리스 (하아, 이제 그만 좀 해. 싫다고! 아픈 것도, 괴로운 것도,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것도!)
* * *
체셔 고양이 앨리스는 결국 어른의 장난감. 그렇게 앨리스가 소중하다면 빨리 죽여주는 게 좋았다. 앨리스가 지금부터 맛볼 아픔도 공포도 넌 전부 알고 있잖아?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해야 해? 미친 모자 장수님.
* * *
모자 장수 아니 잠깐만, 나는!
잠꾸러기 쥐 어디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모자 장수 자네, 난 여왕의 배신자다. 네 손으로 날 죽여. 목적을 잊지 마, 모자 장수. 여왕의 명령이 있으면 적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이 쏴버리는 일. 그 간단한 일을 왜 지금은 못하는 거지? 그래서야 쥐는커녕 미련조차 쏠 수 있겠어?
모자 장수 ...알았다. '눈물의 연못'의 미련에는 그런 뜻이 숨어 있었던 거군.
잠꾸러기 쥐 미련? 무슨 소리야? 그건 아무 능력도 없는 평범한 새야. 말을 배우게 하는 데 고생 깨나 했지만.
모자 장수 뭐라고?
잠꾸러기 쥐 모자 장수. 난 배신자다. 흰 토끼와 계약한 동료를 찾아내는 일도 못하게 돼 버렸어. 네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모자 장수 ...
잠꾸러기 쥐 코커스 경주의 룰은 달리기 시작하면 다시는 멈춰설 수 없다는 것. 상대를 죽이든가 자기가 죽든가. 할 일은 계속 달리는 것뿐. 오로지 목적 하나만을 위해서. 그 새, 제대로 말하던가?
모자 장수 아, 방향성은 대충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잠꾸러기 쥐 그거 다행이군.
모자 장수 후우...오늘은 지지리도 재수없는 날이구만. 나도, 그 녀석도. 이별의 명소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어.
[철컥]
잠꾸러기 쥐 이제야 할 마음이 들었나.
모자 장수 그래. 네 덕분에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 고양이에게 부탁을 하면 죽을 만큼 시덥잖은 일이 생긴다는 거 말야. 그 녀석이 기다린다.
미안하다, 잠꾸러기 쥐. 널 죽이겠다.
[총성]
잠꾸러기 쥐 하하...왜 사과하는 거냐, 모자 장수. 소중한 건 잘 쓰는 손에 들어야 한다고 내게 가르쳐준 게 자네 아닌가? 앨리스를 지키기 위한 왼손 총으론 날 죽일 수 없...윽...!
모자 장수 미안하다고 했던 건 거짓말을 하나 했기 때문이야. 내가 흰 토끼에게 부여받은 진짜 룰은, 오른손 총으로 여왕 명령에 거역한 인간 그리고 왼손 총으로 '앨리스가 적이라고 인정한 인간'을 쏠 수 있다는 거야.
잠꾸러기 쥐 뭐...라고...?
모자 장수 이 게임은 복잡한 룰이 너무 많은 게 탈이야. 본인 관련 룰을 기억하는 게 고작이니 말이지.
잠꾸러기 쥐 하...하하...정말 여전하구만. 그러면 역시 사과할 필요가 없겠어. 피차일반이네.
모자 장수 잘 가라, 잠꾸러기 쥐. 흰 토끼를 죽이기 위한 게임은 애들 놀이일 뿐이야. 룰도 무기도 널 죽이는 일도,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지. 앨리스와 함께 나라에서 나간다.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
잠꾸러기 쥐 하하...그 말을 듣고 싶었던 거다.
앨리스 (모르겠어, 나는 왜 도망치고 있는 거지? 흰 토끼를 죽여야 돼. 흰 토끼는 앨리스밖에 죽일 수 없고 난 앨리스잖아. 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죽일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죽이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나밖에 죽일 수 없다며? 그러니까 내가 도망칠 필요는 쥐뿔만큼도 없다는 걸, 나는 앨리스에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앨리스는...내가 아니냐고!)
뭐지? 길이 사라졌어. 제길, 막다른 길인가!
흰 토끼 정확하게는 꿈의 종착점이야. 네 꿈의.
앨리스 그랬군. 어쩐지 짧더라 했어.
흰 토끼 넌 앨리스가 아니야. 꿈의 끝은 금방 찾아온다. 훗, 흰 토끼에게 쫓겨다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니, 들어본 적 없지? 체엣! 애초에 네가 고양이의 농담을 받아치면서 앨리스라고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끝났을 거야! 다음에 여왕님께 룰을 신청해야 되겠어. 더 이상 가짜 앨리스가 늘지 않도록! 그리고~
[총성]
앨리스 헹, 시간 없다면서 말은 되게 길구나? 빈틈 투성이야.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앨리스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어.
흰 토끼 ...아파.
[바람 소리]
흰 토끼 뭐야, 쏠 수 있었잖아? 하하핫! 하지만.
앨리스 으아아아악!
흰 토끼 유감이네. 단숨에 형세 역전이다.
넌 미련에게 아주 사랑받는 것 같아. 그치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여서 그런 건 아니야. 네 안에 목적의 파편이라도 하나 없기 때문이지. 마음을 잃어버린 빈 그릇. 미련은 그걸 노리고 있을 뿐이야.
앨리스 목...적...
* * *
체셔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주민은 모두 목적이 없지.)
앨리스 (웃기시네. 나한테도 목적은 있어.)
잠꾸러기 쥐 (너라면 의외로 간단히 찾아낼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나라의 출구라는 거.)
앨리스 (그건 정말로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인가?)
하트 여왕 (그렇다. 우리에겐 너의 힘이 필요해,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모자 장수 (네가 앨리스니까 그렇겠지.)
앨리스 (내가 찾고 있는 것이 여기에는 있을까?)
* * *
흰 토끼 쓸데없는 저항,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포기하고 이제 ... 죽어.
앨리스 죽으라고...? 지금 장난하냐, 토깽이! 초식동물 주제에 나한테 명령하지 마!
흰 토끼 아직도 저항하시겠다고? 말이 안 통하네, 진짜.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니까!
앨리스 시끄러! 그러니까 네 맘대로 정하지 말라고! 나는, 이런 곳에서 못 죽어!
흰 토끼 흥! 꿈도 목적도 없으면서 살아 있어 뭐 하게? 네 꿈은 이미 끝났어. 이해 못할 정도로 어린 애는 아니지? 총알은, 흥, 앞으로 한 발이로군? 그걸로 뭘 어쩔 건데?
앨리스 널 쏠 거다.
흰 토끼 하, 하하! 근사해. 그래도 그건 목적이 아닌걸?
앨리스 알아. 하지만 꿈도 목적도 없으니까 난 아직 죽을 수가 없단 말이다. 그리고 빨리 여기를 빠져 나가서 기다려줘야 할 사람이 있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이제 도망 안 칠 테니 안심해라. 흰 토끼, 나는 널 죽일 거다.
흰 토끼 그걸로 됐어, 앨리스.
앨리스 아앗, 뭐지?
흰 토끼 미련이 사라진다. 원래 세계로 가는 거지. 훗, 설마 이런 형태로 찾아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매리 앤, 드디어 네 쇠사슬을 벗겨줄지도 모를 앨리스를 찾았어.
앨리스 매리 앤?
흰 토끼 그녀의 성장을 막았던 시술은 완벽했어. 연명, 재생, 모든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능력. 날 죽이는 능력...매리 앤과 함께 살려면 그 수밖에 방법이 없어. 어른이 되면 같이 살아갈 수가 없어...
앨리스 (뭐야,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거야...? 아니, 난 이 녀석을 알고 있다. 매리 앤이라는 이름이 아냐.)
...누나...
* * *
하트 여왕 수고했다, 모자 장수.
모자 장수 폐하의 명령이었으니까요.
하트 여왕 그런가? 그렇다면 나의 명령대로 그는 죽었나?
모자 장수 예에...아마도.
하트 여왕 난 애매한 대답을 싫어하는데 말이지. 금방 치료를 시키겠다. 잭, 부탁하네. 넌 앨리스의 곁으로 돌아가줘라.
모자 장수 여왕 폐하?
하트 여왕 그도 일찍이는 나의 우수한 부하였으니까. 그리고 아직 시키고 싶은 일이 남았다. 앨리스에게는 네가 필요해, 모자 장수.
모자 장수 명령으로 하시는 게 아닙니까?
하트 여왕 내가 명령을 안 하면 넌 앨리스를 구하러 안 갈 테냐?
모자 장수 ...가보겠습니다.
[나가는 소리]
하트 여왕 잠꾸러기 쥐, 이게 자네의 목적이었나? 날 죽이는 게 아니라 모자 장수 손에 죽는 것.
잠꾸러기 쥐 그렇지. 난 녀석의 총에 맞아 죽었지만 어째선지 아직 죽지 않았어. 이게 사실이고 충분하다.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네 도움을 받는 건 친히 사양한다.
하트 여왕 날 슬프게 하지 마라. 자네도 예전에는 우수한 내 부하였잖나. 허나 걱정하지 말게. 죽일 거다. 자네에겐 할 일이 아직 남았어. 모자 장수에게 죽는다는 중대한 일 말이야. 그리고 유감이지만 모자 장수와 내 계약을 끊는다는 네 목적은 달성되지 못하고 끝나겠지. 훗.
잠꾸러기 쥐 어떻게 되든 나머지는 저 녀석의 마음에 달렸어. 흐아아암, 그래도 뭐, [철컥] 이걸로 조용히 잠들 수 있게 됐군.
하트 여왕 이 자식, 대체 무슨 짓을?! 그만둬!
[총성]
* * *
앨리스 (아니야...내가 전부 빼앗았다. 꿈도 목적도 모든 걸.)
왜...왜 누나가 이런 곳에 있는 거야? 누나는 죽었어, 10년 전에! 내가!
흰 토끼 매리 앤은 이상한 나라의 주민. 바깥의 추한 공기에 닿지 않도록 꿈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잠자는 숲의 앨리스. 그러니까 앨리스! 그 총으로 나도 죽여! 이제 시간이 없다고! 난 매리 앤과 함께 영원히 잠들 거야! 그게 내 꿈, 내 목적! 하지만...이상해! 아무도 날 죽이러 오지 않아! 멍청한 룰에 붙잡혀서 아무도 날 죽이지 못했어!
앨리스 잠깐만...흰 토끼를 죽이기 위한 게임도 룰도, 다 네가 정한 거잖아?
흰 토끼 맞아, 앨리스. 나는 앨리스 손에 죽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걸! 매리 앤과 같이 있으려면...
앨리스 너...대체 누구야!
흰 토끼 에? 누구? 이상한 거 묻지 마! 계속 함께 있었는데 잊어버렸니? 계속...함께였잖아...? 나랑 매리 앤은...
모자 장수 앨리스!
흰 토끼 모자 장수는 늘 방해만 해! 뭐, 좋아.
잘 들어, 앨리스! 네가 이 나라에 필요한, 내가 기다리고 있던 앨리스라면 다음 번에야말로 날 죽이러 와라.
앨리스 야, 기다려! 내 이름을 알고 있지? 대답해! 내 이름은 뭐지?
모자 장수 앨리스, 일어나.
앨리스 (앨리스? 누구야, 그건? 앨리스는 내 이름이 아니야. 아니라구. 이 나라에 흘러들어온 앨리스는, 이 나라에 필요한 앨리스는...앨리스는...)
앨리스, 앨리스, 대답을 해...누나...!
모자 장수 누나?
앨리스 (누군가 대답할 맘이 있다면 가르쳐줘. 어딘가에 두고 온, 잊어버리고 온, 놓고 온...내 이름은 뭐야? 난 대체...누구야?)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으아아아아아아!
* * *
Are You Alice? ~Drink Me~ 7 [完]
# by | 2006/12/11 17:30 | [DramaCD] | 트랙백 | 덧글(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고맙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