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9월 14일
내게 자막의 의미란 뭘까
천애 ver2 때부터 여길 들락거린 분 중에는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어를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애니를 보다가 일본어에 빠져서 자막을 만들게 된 케이스였죠. 아마 그 때 일본어를 선택해서 배웠다면 '연용형'이니 '미연형'이니 하는 딱딱한 소리들에 질려서 한때 배우고 때려치우고 말았을 거예요. 지금도 그런 문법 이름 따위는 잘 몰라요. 어쨌든 혼자서 한 1년 정도(그 1년이 고3 때였음은 차마 말 못함 -_-;) 기초를 배우고 노래 가사를 해석해보면서 일본어랑 놀았었어요. 그러다가 2002년 2월 초, 드디어 신비로 애니피아에 신풍괴도 쟌느 3화 자막을 올림으로써 자막 만드는 일에 첫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벌써 자막을 만들기 시작한지도 2년이 넘었군요.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그동안 2년이란 햇수치고 자막을 많이 만든 건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만들다보니 무시할 수만은 없을 정도로 자막이 제법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자막을 계속해서 만들게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나 자신이 겉으로 드러나는 일은 좀처럼 없으니 가만 있으면 남들과 똑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리고 말죠. 하지만 자막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에도 내가 차지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실제 생활에서와는 또 다른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장받는 것과도 같아서 뭔가 특별해졌다는 느낌까지 받았죠. (물론 이 '특별함'은 제가 자막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이들에게 아무 쓸모가 없어지면, 바닷가의 모래성마냥 스르르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자막 만드는 일은 참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어서 계속하는 건지, 계속하다보니 재미있어진 건지는 닭과 달걀 문제나 다름없는 것 같아요. 몰랐던 일본어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일문과 친구랑 일본어로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어서 재미있고, 애니를 받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가 거의 처음으로 애니를 본다는 점도 재미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하며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도 재미있고, '이 단어를 요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시간과 노력을 바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제공받은 것도 재미있어요. (평생 가도 자기가 재미있어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걸 보면 전 축복받은 거예요)
자막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이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별 생각도 없고 목적도 없이 자막을 만들기 시작했달까요. 후흣. 그래도 2년 동안 얻은 게 잃은 것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쁘진 않네요.
벌써 자막을 만들기 시작한지도 2년이 넘었군요.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그동안 2년이란 햇수치고 자막을 많이 만든 건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만들다보니 무시할 수만은 없을 정도로 자막이 제법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자막을 계속해서 만들게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나 자신이 겉으로 드러나는 일은 좀처럼 없으니 가만 있으면 남들과 똑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리고 말죠. 하지만 자막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에도 내가 차지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실제 생활에서와는 또 다른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장받는 것과도 같아서 뭔가 특별해졌다는 느낌까지 받았죠. (물론 이 '특별함'은 제가 자막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이들에게 아무 쓸모가 없어지면, 바닷가의 모래성마냥 스르르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자막 만드는 일은 참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어서 계속하는 건지, 계속하다보니 재미있어진 건지는 닭과 달걀 문제나 다름없는 것 같아요. 몰랐던 일본어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일문과 친구랑 일본어로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어서 재미있고, 애니를 받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가 거의 처음으로 애니를 본다는 점도 재미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하며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도 재미있고, '이 단어를 요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시간과 노력을 바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제공받은 것도 재미있어요. (평생 가도 자기가 재미있어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걸 보면 전 축복받은 거예요)
자막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이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별 생각도 없고 목적도 없이 자막을 만들기 시작했달까요. 후흣. 그래도 2년 동안 얻은 게 잃은 것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쁘진 않네요.
# by | 2004/09/14 18:03 | †번역과 나†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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